1) 장마철 정전 원인과 위험성: 낙뢰·침수·누전
장마철 정전은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낙뢰, 침수, 누전, 강풍 손상이 복합적으로 얽힌 전기·안전 리스크다. 집중호우가 내리면 전주·개폐기·변압기·지중 케이블의 절연 저항이 떨어지고, 표면에 물길이 생겨 **트래킹(표면 누설)**이 증가한다. 강풍은 전선을 흔들어 도체와 수목·구조물이 접촉하게 만들고, 이로 인한 지락·단락 사고가 배전 구간 전체를 떨어뜨린다. 낙뢰는 순간 수kA의 전류와 수백 kV급 전압을 유도해 보호기가 없거나 노후한 구간에서 피뢰·서지 방호 실패를 초래한다. 건물 내부에서도 문제가 겹친다. 벽체·슬라브를 따라 스며든 습기가 분전반, 콘센트, 조명 박스에 잔류해 누전차단기(RCD/ELB) 트립을 일으키거나, 누전차단기가 없는 회로에서 은밀한 누설전류가 장시간 흐르며 발열·탄화로 이어질 수 있다. 위험은 정전 그 자체보다 정전 직후의 혼란과 재투입 순간에 크게 드러난다. 암흑 속 이동 중 낙상·절단 등 2차 사고가 발생하기 쉽고, 전원 복구 때는 냉방기·가열기·펌프가 일제히 기동하면서 돌입전류·서지가 발생해 기기를 손상시키거나 차단기를 재차 트립시킨다. 지하층·저지대는 침수와 동반되면 바닥·벽면·금속 프레임에 접촉 전위가 형성되어 감전 위험이 높아지며, 임의로 휴즈·차단기를 올리다 아크를 만든 사례도 잦다. 요컨대 장마철 정전은 “잠깐 불이 꺼졌다”가 아니라, 물·전기·어둠이라는 세 변수가 동시에 위험을 키우는 상황이며, 대응의 핵심은 평정 유지—무전원화—재가동 단계적 관리다.
2) 정전 직후 행동수칙: 차단기·플러그·서지 보호
정전이 오면 첫 동작은 눈을 밝히는 것이 아니라 전원을 안전하게 끊는 것이다. 휴대폰 플래시로 주변을 확인한 뒤, 즉시 분전반으로 이동해 주차단기(메인)와 개별 차단기(분기)를 OFF한다. 이렇게 해야 재송전 시 돌입전류로 인한 대량 부하 동시 기동을 막고, 물기·오염으로 약해진 회로가 아크·발열을 일으키는 것을 차단한다. 이어서 냉장고·에어컨·전자레인지·보일러 등 고출력·모터 부하의 플러그를 뽑거나 스위치를 OFF로 둔다. 민감한 전자기기는 멀티탭의 서지보호 스위치 OFF 또는 플러그 분리로 2차 피해를 낮춘다. 양초·부탄버너는 금지다. 가연성 증기·가스와 만나면 화재·폭발 위험이 있으며, 산소 소모로 질식 위험까지 키운다. LED 랜턴·헤드램프·비상등을 사용하고, 엘리베이터·자동문은 정지했을 수 있으니 계단·수동 경로를 이용한다. 지하층·주방·발코니에 고인 물이 보이면 해당 구역의 콘센트·멀티탭·가전 접근을 멈추고, 신발 바닥이 젖은 상태에서 금속 손잡이·프레임을 잡지 않는다. 외부에서는 쓰러진 전선, 물 웅덩이 주변을 최소 10m 이상 우회한다. 복구 알림 후에는 메인 차단기 ON → 필수 회로 1개씩 단계 투입 → 소음·타는 냄새·스파크 유무 확인 → 이상 없을 때 다음 회로 투입 순으로 점진 기동을 시행한다. 냉동·냉장 식품 보호를 위해 냉장고 문은 가급적 열지 말고, 복구 후 콤프레서 안정화 3~5분 뒤 재가동하면 돌입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3) 감전·화재 예방 심화 가이드: 누전차단기·침수구역·발전기 안전
장마철에는 바닥·벽체·기기 표면의 잠복 수분이 감전과 화재의 주된 기폭제다. 물기 묻은 손으로 콘센트·스위치를 조작하지 말고, 젖은 신발·장갑은 절연 성능이 거의 없다는 점을 기억하자. 누전으로 차단기가 떨어졌다면 임의 재투입 금지가 원칙이다. 분전반에서 누전차단기를 내린 상태로 문제 구역 플러그 전량 분리 → 콘센트·멀티탭 표면 건조(자연 건조, 마른 천·브러시) → 누전차단기 재투입 → 회로별·기기별 순차 연결을 진행하며, 재차 트립되면 전문가 점검을 요청한다. 특히 침수 흔적(물자국·침전물)이 있는 콘센트·분전반은 완전 건조와 절연저항 측정이 끝나기 전 사용하지 않는다. 임시 전원으로 휴대용 발전기를 사용할 때는 ① 옥외 통풍(CO 중독 방지), ② 접지·차단기·절연감시가 갖춰진 장비 사용, ③ **전용 인렛+절체스위치(ATS/매뉴얼 전환)**를 통한 합법적 분리 결선을 반드시 지킨다. 콘센트에 역으로 꽂아 배선에 역전송하는 백피드(backfeed) 방식은 인명사고와 형사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멀티탭은 서지보호가 있어도 과부하·습기·트래킹을 막아주지 못한다. 물기·오일미스트가 많은 주방·세탁실은 IP 등급 함침형 콘센트, 방수커버, RCD 내장형 멀티탭을 쓰고, 연장선은 전선 굵기·길이에 맞는 정격 제품으로 감지 말고 풀어서 사용한다. 복구 후에는 케이블 피복 균열, 플러그 변색, 하우징 그을음, 삽입 헐거움을 점검해 이상이 있으면 즉시 교체한다. 가정용 감전·화재 예방의 3축은 청결·건조·정격 준수, 여기에 **RCD(AFCI 병행 시 최상)**와 표준 운용 루틴을 더하면 리스크가 급격히 낮아진다.
4) 장기 정전 대비와 복구 체크리스트: 비상키트·UPS·통신
복구가 수시간수일 지연될 가능성을 전제로 사전 준비를 상시화하자. 가정·사무실별 비상키트에는 **LED 랜턴·헤드램프, 예비 건전지, 대용량 보조배터리, 휴대용 라디오, 멀티툴, 방수성 성냥/라이터(가스 누출 우려 시 사용 금지), 구급약, 생수·비상식량(3일분)**을 포함한다. 정보 접근을 위해 재난 문자·지자체 알림 앱을 설정해 두고, 가족·팀 단위 연락망·만남 장소·대피 경로를 사전에 합의한다. 의료기기 사용자는 소형 UPS·DC 보조전원으로 최소 수 시간 버틸 수 있게 설계하고, 라우터·공유기에 소형 UPS를 달아 통신 유지 확률을 높인다. 냉장고 식품은 4시간, 냉동은 문을 닫아 두면 2448시간 보존 가능하나, 복구 후 4℃ 기준 이상 노출 시간을 점검해 의심 식품은 과감히 폐기한다. 장마철 주차장은 침수 역류가 잦으므로 차량 키를 상층부, 멀티탭·충전기는 상부 선반에 보관하고, 바닥 배수구를 주기적으로 청소한다. 복구 단계에서는 메인 투입 전 분전반·콘센트·멀티탭·가전 하부의 물기·오염·변색을 재확인하고, 메인 ON→필수 회로→일반 회로→고출력 순으로 계단식 재가동을 시행한다. 각 단계마다 **소리(지지직), 냄새(탄내), 열(과열)**을 체크하고, 이상 징후가 있으면 즉시 메인 OFF로 돌아가 원인을 분리한다. 마지막으로 사고 기록을 남겨 원인(침수/서지/누전 등)·대응·재발방지를 문서화하고, 필요 시 AFCI/RCD 보강, 방수형 설비 교체, 전용 회로 증설, 배수 개선을 실행한다. 장마철 정전 대응의 본질은 예측 가능한 위험을 계획으로 상쇄하는 것에 있다. 평정 유지—전원 관리—감전 회피—단계적 복구—재발 방지라는 루틴을 훈련해 두면, 같은 폭우가 와도 피해는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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